나에게 도전이 된 한 기부자의 모습
3년 넘게 기부자라운지에서 근무를 하는 동안 많은 기부자들을 만났다.
각기 다른 성격과 모습을 가진 이들 중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시는 한 할머니가 계셨다.
큰 액수를 기부하시고도 자신을 자랑하시거나, 내세우지도 않을 뿐 아니라, 수줍어하시는 모습에, 진료 이외의 말씀이 거의 없는 분이었다.
이 분을 보며 나는 “이 분은 도대체 어떤 분이실까?”, “얼마나 돈이 많으신 분일까?”, “어떻게 그런 큰 액수를 기부하셨을까?” 라는 물음을 가지고 있었다.
최근 몸의 불편한 증상이 많아짐에 따라 병원 내원횟수가 잦아지면서 대면할 기회가 많아졌다.
그러면서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하셨다.
가난했던 유년시절, 가정을 부양해야 했던 청년기, 그리고 강제적인 결혼과 이혼, 재혼과 사별...
파란만장한 시간들 가운데, 하나님께서 좋은 사람들을 주위에 있게 하시고, 물질적인 축복을 주셔서 기부를 시작하게 되셨다고 한다.
본원 뿐만 아니라 여러 병원에 기부를 하고 계시며, 최근에는 척박한 오지 선교지에 교회를 지어 후원하고 계신 모습을 보며 나는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도전받게 되었다.
오늘도 이 분을 생각하며 나에게 주어진 건강, 직업, 물질, 가족에 감사하고, 고개를 돌려 나의 도움이 필요한 곳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지게 해 달라고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