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인생에 평생 잊히지 않을 환자
간호사 인생에 접어든 지 올해로 16년차 ...
병동에 근무하던 시절, 나는 칭찬교직원 메일을 확인하고 퇴원한 환자분들 중 고마운 마음을 정성스레 남겨주신
글을 매달 한,두 편 기쁜 마음으로 받아보면서 힘든 간호사 생활 속에서도 보람을 느끼면서 지내왔다.
2013년 7월 어느 날, 외과 병동에 근무하던 나는 퇴원한 어느 분이 남긴 칭찬 메시지를 전해 읽었다.
평소 칭찬 메일을 읽을 때면 가슴 따뜻해지면서 미소가 지어졌다면, 그 분의 메시지를 읽고 나서는 정말 내 가족의
일인양 가슴 한 구석이 찡하고 그분의 앞으로의 건강을 진심으로 기원하고 싶은 마음 가득했다.
암 선고를 받고 수술 및 항암치료를 거치고, 재발하여 8개월 만에 다시 본 환자는 많이 야위어 있었고, 항암 부작용
으로 나날이 힘들어하면서 원인을 명확히 알 수 없어 불안해하고 있었다.
나의 최선이라면 함께 공감하고, 고통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면서 궁금증과 불안함을 덜어주려 노력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환자와 보호자가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해 아는 범위에서 설명해주고, 정보를 찾아 출력물로
제공해주었다.
결국 환자는 예후가 좋지 않아 더 적극적인 치료는 하지 않고, 공기 좋은 곳에 가서 요양을 하겠다고 했던 것 같다.
나이도 젊고 어린 아이도 둘이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퇴원 무렵 항암 부작용으로 팔다리가 저린다고 했었다.
그 분이 남긴 메시지를 아직까지 저장해두고, 일상이 힘들거나 매너리즘에 빠질 때 다시 읽곤 한다.
입원해 계시는 동안 특별히 해드린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힘든 상태에서 긴 고마움의 글을
남겨주심에 가슴이 뭉클했다.
메일로 전해 받았음에도 뭉클했는데, 힘들어 하면서 써내려간 친필을 보았다면 이내 눈물을 보였을 것 같다.
지금까지도 그 분을 떠올리면 그 때 그 감정이 여전하다.
아직 건강히 살아계실지, 아니면 병마를 이겨낼 수 없었는지 생각이 많이 나는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