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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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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는 간호사다


그래, 나는 간호사다’ (장기이식을 돌아보며)  


이름: 유 병 연

 

간호사님 감사합니다

또박또박 예쁜 글씨체의 메모지와 소중한 캔 커피가 이른 아침 나의 출근길을 맞아준다. 그렇지 않아도 새벽부터 반시간 이상을 운전하며 달려온지라, 아직 내 눈가에는 졸음이 가득하기만 한데, 이름 모를 보호자님께서 선물해주신 커피한잔은 나의 졸음과 피로를 단번에 해결해준다.

 

나는 간호사다. 그리고 그 수많은 부서 중 나는 간이식과 신장이식, 장기기증을 위한 뇌사환자를 관리하고 있는 제 2중환자실 간호사다.

10년전, 백의의 천사를 꿈꿨던 나는 누구보다도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입사한 당찬 간호사였다. 하지만 제 2중환자실에서 첫 발을 내딛었던 나는 내가 간호했던 환자분이 세상과의 인연의 끈을 놓을 때마다 가슴이 아파 몇 번이고 간호사라는 직업을 포기할까도 고민했지만 나의 간호를 받으며 호전되어지는 환자분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지금의 일을 사랑하게 되었다. 이렇게 간호사는 나의 천직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런 내게 또 한 번의 갈등이 찾아왔다. 바로 간 이식 팀의 일원이 된 것이다.

 

처음, 간이식 수술 후의 관리를 준비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병원을 찾은 나는 그동안 임상에서 일하면서는 볼 수 없었던 ECMO기계와 간이식 수술 후 ECMO를 적용하고 있는 환자의 모습을 보며 과연 내가 저 환자들을 잘 케어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몇날 며칠을 잠을 청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나의 기우였음을 곧 알게 되었다.

우리의 간 이식 팀은 너무도 훌륭했으며 완벽했다. 첫 생체 간이식이 결정되고, 우리 팀 구성원들은 수많은 스터디와 의견을 공유하며 매뉴얼을 잘 준비하였으며 첫 간 이식 수술 후 드디어 환자분이 병동에 올라가게 되었을 때는 정말 그동안의 수고와 노력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가며 감사함에 눈물이 나기도 했다.

비록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배워온 것을 우리 병원실정에 맞게 맞추기 위해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매뉴얼을 계속 수정하는 해야 번거로움도 있었지만 간 이식 후 환자분의 상태가 호전되어 병동으로 올라가시며, 때로는 퇴원 후 일상생활로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면 그 때 만큼 내가 간호사라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작년 5월에는 간 이식 환자분들과 산행을 함께 하는 행사를 가진 적이 있었는데, 수많은 기계에 생명을 맡긴 채 누워계셨던 분들이 건강한 나보다도 더 씩씩하게 산행을 하시는 모습에 한없이 감사하기만 했다.

 

비록 이렇게 호전되어지시는 환자분들도 계시지만 때론 뇌사상태로 세상을 떠나시는 안타까운 생명들을 만나기도 하여 가슴이 아프기도 하지만 그 소중하신 분들이 계시기에 더 많은 환자들이 다시 한 번 생명의 불꽃을 살릴 수 있으며 그 과정에 나의 손길이 작지만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나는 간호사인 내가 너무도 자랑스럽고

이 보람된 직업을 갖고 있음에 감사하기만 하다.

 

고된 업무에 때로는 가슴 아픈 일들에 가끔씩은 지금의 모든 일들을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건강해진 모습으로 병상에서 훌훌 털고 일상으로 돌아가시는 환자분들을 보면서 나는 다시금 내 마음을 추스르며 힘을 내어 본다. 나는 오늘도 나의 환자들이 호전되어지시어 웃음을 되찾으시길 희망하며 힘을 내어본다.

그래, 나는 간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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