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해오던 천사데이 행사였지만 할 때마다 이날은 새롭고 나를 한 번 더 성찰해보는 시간이었다. 모두들 간호사를 천사에 빗대어 표현한다지만 내 스스로 천사라 칭할 수 있을 만큼의 고운 마음씨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까닭이었다. 오늘 하루를 발판삼아 스스로를 반성하며 달라지는 자신을 찾고자 다짐했다. 오늘하루 만큼은 나로 하여금 환우들과 보호자 및 내원객들이 이유 없는 웃음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아침 일찍 병원으로 발걸음 옮겼다.
‘100세 건강, 시작은 혈당관리로부터’란 주제로 접수를 시작하여 혈당 혈당측정, 체성분 측정, 당뇨교육, 영양상담, 발 관리 및 다과 순으로 우리의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일찍부터 분주했다. 지난해까지의 천사데이 행사를 병동별로 준비했었다면, 올해부터는 전 병동 간호사들이 함께 모여서 고객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날이었다. 겸사겸사 다른 병동 천사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말 한마디라도 건넬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기도 했다. 나는 발 관리팀의 일원으로 당뇨병환자의 발 관리에 대해 숙지하며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우리의 노력은 지나가던 분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 관심은 의욕을 더 불타오르게 했으며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한 분 두 분 오시는 분들마다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미소로 응대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따뜻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발 관리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방법에 대해 설명 후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고객들과 함께 발마사지를 실시해보았지만 효과가 얼마나 전달될 수 있을지, 계속적인 관심을 가질지 의문이 들기도 하였으나, 연신 고객들의 입에서는 “아”하며 감탄사를 뿜어냈고, 눈에선 흐뭇한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힘이 솟아났다. 옛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밥 안 먹어도 배 부르다.”라는 말을 이럴 때 쓰는가보다 생각했다. 항상 업무의 일부분이라 생각했던 적이 많았고, 메마른 병원 환경 속에서 진심을 나누기에는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기에 오늘 행사에서 느꼈던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상상이상의 그 무엇이었다. 같을 일을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 따뜻해지는 일인가를 알게 된 하루! 365일중 단 하루였지만 지난날의 나를 반성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평소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리거나 마음보다는 업무중심의 간호를 하고 있을 때,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며 마음을 다잡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천사데이 행사를 진행하며 느꼈던 잔잔한 감동의 파동이 모두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오늘도 파이팅 해본다. 어느 천사의 작은 날갯짓은 이렇게 시작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