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 day를 맞이하여 우리병동에서는 환자, 보호자들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사진을 찍어서 액자로 만들어 주는 ‘포토엔젤스토리’ 이벤트를 준비했다.
하지만 병동 CS팀을 맡고 있는 나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처음에는 “환자들이 본인이 아픈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고 할까?” “혹시나 사진을 찍자고 하면 싫어하지나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부담감이 앞섰고, 사진 찍는 날은 점점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막상 사진 찍을 날이 되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새삼 부끄러웠다. 첫 환자와의 사진촬영은 보호자분이 없는 관계로 담담간호사와 함께 찍었고 어색한 웃음으로 사진을 찍고는 마무리를 했다.
다른 환자분께도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극구 사양하시는 바람에 찍지 못하기도 했다. 거절을 한번 당하고 나니 한층 부끄러워지고 민망하기도하고 안 찍겠다는 환자에게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할지도 참 힘들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사진을 찍기 시작하니 적극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러 장 찍어달라는 분도 있었고, 멀리서 보시고는 먼저 다가와서 찍어달라는 분, 식구들과 같이 찍어 달라고 하는 분, 다양한 포즈로 찍히기를 원하시는 분 등 적극적인 분들도 많으셨다. 찍다보니 억지 웃음도 사라지고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었다. 나중에는 병실 밖 법당에 까지 나가서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불안한 마음으로 시작한 사진 촬영은 횟수를 거듭할수록 즐겁고 신나는 시간으로 바뀌고 있었다.
사진을 찍고 나니 환자분들과도 더욱 친숙해진 것 같고, 다음 날 볼 때면 사진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는 것으로만 끝난 것이 아니었다. 간호사 선생님들과 화목해 보이는 가족사진을 고르고, 액자 디자인을 고르고 직접 만들어서 더 정성을 가득 담았고, 간호사캐릭터에 메시지를 써서 자르고 액자에 붙이는 등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완성을 하게 되었다.
드디어 ‘포토엔젤스토리’ 이벤트가 있던 날!
‘환자들에게 1004day를 맞이해서 사진이 담긴 완성된 액자를 주면 얼마나 좋아하실까?’ 라는 생각을 하니 이제는 기대도 되고 설레기까지 했다.
환자분들은 액자를 손에 들고는, 잊고 있었던 돈이라도 발견한 듯 즐거워하셨으며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좋아했다. 큐피트의 화살처럼 사람들이 친해지고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전달해주는 소소한 이벤트였다.
병원에서는 웃을 일이 크게 있지 않지만 우리의 작은 수고가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미소를 전해 줄 수 있게 되어 기뻤다. 앞으로도 1004 day가 아니더라도 환자들에게 간간히 작은 이벤트를 마련해서 미소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환자분들이 모두 완쾌해서 항상 웃음이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따뜻한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