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그 짧은 순간 우리는 마음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맞춤간호란 무엇일까요. 맞춤간호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제가 생각했던 의문이었습니다. 과연 먼저 다가가서 인사하고 설명을 자세히 해주고 약을 시간에 맞춰 주고 설명을 하고 그런 일들을 하면서 이것만 한다고 맞춤간호를 실현할 수 있을까라는.. 물론 업무적으로는 환자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환자에게 최적의 간호를 실천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실천하는 맞춤간호로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을 다 채울 수는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맞춤간호라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제가 생각하는 답은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바로 환자와 나의 관계에 있었고 그것은 나와 환자의 마음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있는 병동은 외과 병동입니다. 외과 환자들은 수술을 하고 퇴원하는 짧은 시간에 퇴원하는 환자들도 많지만 그보다 더 많은 환자들은 바로 암환자들입니다. 암을 진단 받은 환자들은 수술을 받고 암의 진단과 암의 단계에 따라 다르지만 짧으면 1주에 한번 길면 4주에 한번 씩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주기적으로 입, 퇴원을 반복 하면서 병동의 간호사들과 자주 보고 자주 만나며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됩니다. 마치 가족 같은 관계라고 할까요. 처음엔 눈과 눈을 마주보는 그리고 눈과 눈을 마주보다 보면 나중에는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마지막에는 마음과 마음을 마주하는 사이가 되고 있는 거죠. 병원에 있으면 누구나 맘이 다들 약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죽음과 직면하게 되는 암이라는 병을 얻게 되면 더 더욱이 그런 마음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희망을 가지고 힘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의 마음을 알기에 그들의 간절한 소망을 희망을 더욱더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가족이 되자.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질병을 이겨내는 힘이 되어주자.’ 라는 그런 마음을 말이죠.
제가 근무하는 외과 병동은 아주 바쁜 편입니다. 약을 주면서도 환자 얼굴을 보는 일은 아주 적고 조금은 힘에 겨울 때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환자를 위해 아니 환자를 더욱 더 이해하기 위해 항상 환자와 눈을 맞추고 눈높이를 맞추고 환자의 감정을 알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환자의 걱정을 들었고 환자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환자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제 노력을 아셨는지 환자들은 저를 많이 의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더욱더 내가 환자들에게 힘이 되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신 분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유방암환자로 일주일에 한번 씩 항암치료를 받고 계시는 분으로 피부 바깥쪽으로도 암이 전이가 되어 많은 가슴 부위가 썩어 들어간 듯 깊이 파고든 상처가 있는 그분은 제가 감히 상상하지도 못할 통증을 느끼고 수시로 진통제를 맞으며 하루를 버티는 환자였습니다. 장기간의 항암치료와 상처치료, 통증, 외로움 그분을 너무나 힘들게 하는 것들 이었습니다.
그분은 항상 저에게 많은 의지를 느낀다 말했고 제가 있으면 안심이 된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은 저의 간호사로서의 더 큰 책임감을 가지게 하고 또 무거운 마음을 가지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말로서 제가 어쩌면 환자들에게 큰 의지가 되는 사람이 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그분이 가진 고통에 한 가지가 추가가 되었습니다. 그분은 저에게 어느 날 수면제를 원했습니다. 불면증... 하지만 저는 그 환자의 불면증을 바로 알 수는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환자가 제 나이트 근무 담당일 때는 밤에 잠을 잘 잤으니까요. 아주 편안하게 새근새근 소리를 내면서 말이죠. 최근 데이 근무에서는 낮잠을 자주 자는 그 환자의 모습을 보고 통증에 많이 지쳤을까? 혹은 많은 진통제에 취했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환자와 깊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그 환자에게 더 큰 문제가 생긴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울증이었습니다. 그것은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생긴 것이었습니다.
그 환자에게는 가족이 없었습니다. 그저 주변에 좋으신 분이 계셨고 그분의 의지가 되어주시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분의 말은 저에게는 너무 슬프게 다가왔습니다.
"선생님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아픈 것도 있지만 자다가 죽을 것 같아요. 퇴원하고 나서 집에 가서 혼자 자다가 그냥 눈을 뜨지 못할 것 같아요. 그게 너무 걱정이 돼요."
순간 너무 미안했습니다. 맘이 아팠고 눈물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 환자를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절 믿고 의지했지만 저는 환자를 다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분의 의지가 되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환자를 생각한다고 생각했고 노력도 했지만 생각과 노력은 모자랐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 분은 그 순간에도 함께 대화를 하고 있는 저에게 힘이 되어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했습니다. 같이 있어 안심이 된다고 선생님이 있으면 잠을 자도 될 것 같다는 말을요. 어쩌면 제 마음이 그분에게 닿았을까요? 그분은 그 힘든 와중에도 저를 위로해주고 있었습니다.
환자의 손을 잡고 등을 쓰다듬어 주고 말을 들어주고 그 말에 답해주고 환자들의 궁금증을 더욱 빠르게 풀어주면 좋은 간호사라고 생각했습니다. 맞춤 간호라는 것은 환자가 원하고 요구하는 것을 빠르게 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을 꽤 잘하고 노력하고 있으니 나는 좋은 간호사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실은 저의 마음은 조금은 일에 지쳐있음을 느끼고 있었더라도 말입니다.
하지만 그 환자를 만난 순간 그분과 대화하는 순간 그 생각은 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간호사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맞춤간호는 환자와 내가 눈과 마음을 맞추는 순간 할 수 있는 것을 말입니다. 제가 환자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 주듯이 어느덧 일하는 것에 지쳐 있는 저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것은 내가 마음을 주고 있는 환자였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요즘 저는 제가 처음 간호사를 하면서 느꼈던 보람된 마음을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맞춤 간호를 실시하면서부터 그리고 그 환자를 만나고 나서 어쩌면 많이 지쳐있었던 나의 마음을 위로 받고부터 어떤 것이 맞춤간호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맞춤 간호를 실행함으로써 환자들의 의지가 됨을 느꼈을 때 다시 내가 간호사고 그 간호사로서의 보람을 느끼고 맞춤간호를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
로그인 후 동료의 Plus story 에 응원 댓글을 달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