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라는 보람된 직업을 난 2004년 3월 1일 시작하였다.
간호사는 나에게 있어 천직이었다. 일을 잘해서나 돈을 벌게 해주어서가 아니라, 단지, 내 삶을 만족하게 만들어 주고, 늘 변화가 있는 환자들이 어느 순간 나아져가는 모습에 보람과 열정이 있어서였다.
이제 내 나이 35살, 병원 생활 10년에 접어든 지금 난 육아휴직으로 2014년을 내내 쉬고 있다. 3교대를 하는 간호사라면 육아에 대한 고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첫 아이 때는 휴직은 눈치 보이는 일이기도 했고, 휴직을 하는 간호사가 많지도 않았다. 둘째를 낳은 이후에는 제도가 많이 바뀌고 국가 정책상 저 출산으로 사회적 불안을 느끼는 시점에 난 병원 걱정하지 않고 육아휴직을 초등 2학년까지 사용할 수 있는 해택을 얻어 현재 쉬고 있다.
100일도 안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한 탓에 첫 아이는 무척이나 예민하고, 엄마를 찾는 병이 길게도 간다. 둘 째 아이 때문에 휴직을 고려해 본적은 없지만, 9살인 첫 아이 때문에 휴직을 결심하게 되었고, 쉬게 되었는데, 휴직 9개월이 되어가고 있는 순간, 내가 그 토록 잘 하고 있다고 여기던 간호사 일이 너무 그립기도 하고, 부서이동과 적응에 대한, 3교대에 대한 불안까지 가세하여 가끔 가슴에 답답함을 주기도 한다.
시간이 지난 뒤에 일을 한다고 해도 간호사라는 전문직은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직업임을 믿고 있지만, 난 쉽사리 놓지도 못하고, 쉬면서도 즐기지도 못하는 어리숙한 주부가 되어 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내가 휴직이라는 상황에서도 간호사로 일하던 시간과 그 시간 속에서의 추억이 내가 가끔 간호사의 일들을 논문이나 글을 통해 드려다 보아도 즐겁고 흐뭇하다는 것이다. 많은 기혼 간호사들이 육아에 대한 고민이 많아도 힘차게 다시 복직을 하고, 가장 나은 방향에서 고민을 하여 이직이나 이동을 하여도 당차게 잘 해내고 있는 것은, 어떤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간호사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늘 그렇게 일해 왔고, 악조건이나 힘든 상황에서도 견뎌내는 것을 보고 배우기도 했고, 아픈 사람들을 늘 눈 앞에 보면서도 밝게 지내는 연습이 되어서 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도 살짝 복직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있지만, 머리가 잊었다고 해도 몸이 기억하고 있는 간호사의 습과 생활이 있음을 믿고 지금의 휴직을 현명하게 지내고 내년에 복직과 동시에 다시 숨통을 트며 일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