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 어떤 곳에서든지 나는 날개만 없는 천사라고 소개합니다. 물론 날개가 있어도 너무 뚱뚱해서 하늘을 날수는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나 스스로는 물론이거니와 간호사를 아는 모든 사람은 간호사는 진짜 날개만 없구나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단순히 아픈 사람들을 위해 주사를 놓거나, 처치를 돕는 것 이외에 위기에 처한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봉사의 마음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픈 이들을 간호하면서 빠른 쾌유를 위해 기도하고, 나의 손길로 좀더 나아지도록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고통 없이 주님의 품으로 가시도록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나를 천사이게 합니다. 멀리 몽골 다르항으로 떠난 봉사 일정에서도 사흘 걸려 찾아온 환아를 위해 기꺼이 택시비를 내어주는 동료 간호사를 보면서 나는 참으로 천사를 보았습니다.
몽골에서는 눈이 맑은 아이들에게 연예인인 듯 볼펜으로 손에 이름을 적어주며 바보 웃음을 함께 웃고 내내 몽골어로 진행되는 미사에 내 식대로 한글 주기도문을 외며 이방인임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말이 통하지 않아도 주고 받는 눈빛과 마음으로 서로를 알아 가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 없었습니다. 아이들과 수건 하나를 가지고 뛰고, 넘어지며 놀다가 제집에서 출근하듯 하늘과 바람을 느끼며 노닐듯이 봉사하였습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처음 해보는 검사들도 신기해하고 두 눈을 가리거나 윙크를 하는 등 많은 에피소드를 만들어냈고, 저는 많은 사랑을 받고 다시 일상에서 간호사는 무엇이든 다~ 잘할 수 있다고 다짐하면서 열심히 일할 힘을 얻어 돌아왔습니다.
얼마 전 저를 닮은 큰아들의 권유로 직업인 초청 박람회에 다녀왔습니다. 고교생들에게 “간호사가 되려면 공부를 잘 해야한다. 왜냐하면 간호대에 가야하니까” 라고 하니까 다들 웃었습니다만 “간호사는 날개만 없는 천사입니다”라고 이야기했더니 모두들 박수를 쳤습니다.
간호사이기에, 또한 두 아들의 엄마로써 함께 사는 세상에서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이제 조금이라도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날개만 없는 뚱뚱한 천사로 살아가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