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소주가 떠오르셨나요?
굿모닝인 이라면 익히 들어왔을 우리병원 원훈입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처음의 마음가짐을 계속 가지고 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처음 신규간호사로 발령 받고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그들의 질병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돌봐줄 수 있는 간호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 안에 처리해야 하는 많은 업무량과 예측할 수 없는 응급 상황 등은 그런 신념과 의지를 약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온전하게 처음의 열정을 되돌려 주는 날이 있습니다. 바로'1004 데이' 입니다.
1004 데이에 우리병원은 혈압과 혈당체크를 비롯하여 머리 감기기와 부분목욕 서비스, 치매 예방 캠페인, 작은 음악회, 1004번째 고객 이벤트 등 간호사들이 주최가 되는 행사로 저는 그 중에서 손 마사지를 하게 되었습니다.
입사 첫해부터 시작하여 올해로 꼭 5번째 맞는 이 행사에 어떤 인연인지 매년 마사지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예쁜 분홍색 앞치마를 입고 마사지를 원하는 분의 명단을 확인하기 위해 순회합니다. 내과 병동인 우리 8층 병동은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 분들이 많은데 어르신 분들은 미안하다는 이유로, 남사스럽다는 이유로 한사코 마다하십니다. 그럼 몇몇 어르신 분들의 명단을 가지고 마사지 크림과 마사지 후 닦아드릴 수건을 가지고 출발합니다. 환자 분을 마주 보고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마사지를 합니다. 할머님이 처음 시집온 이야기부터 시집살이 겪은 이야기, 아들을 낳았던 기쁨의 순간, 그리고 그 아들이 커서 올해 손주를 낳은 이야기 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듣고 있노라면 마사지가 끝나 갑니다.
환자 분들은 기력이 쇠하시고 수액을 맞고 있기 때문에 평소 정정하셨던 분들도 낙상의 위험이 큽니다. 그렇기에 마사지가 끝나고 따면 따뜻한 물수건으로 미끄러운 마사지 크림을 꼼꼼히 닦아나갑니다.
그렇게 마사지가 끝나 가면 제 손을 꼭 잡아주시면서 “내가 오늘 호강하네. 언제 이렇게 젊은이한테 마사지를 받아봐. 고마워” 하십니다. 근무 하면서도 늘 뵙고 이야기 했지만 근무시간에는 환자 분의 질병에 대한 현재 상태와 주호소 확인 등이 주요 업무이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어르신께 감사의 인사 후 일어서면 여기저기서 시선이 느껴집니다. 보호자로 오신 휠체어 타신 어르신과 눈이 마주칩니다. “어르신 괜찮으시면 마사지 받아보시겠어요?” 할아버님은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시며 “해주면야 고맙지.” 하십니다. 할아버님과는 많은 대화가 오고 가지는 않았지만 마사지하는 저를 따뜻한 눈빛으로 끝날 때 까지 봐주시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하셔서 제가 송구스러울 정도입니다. 할아버님은 뇌출혈로 왼쪽으로는 마비가 와서 현재 우리병원 외래로 치료 중이신데 할머님이 아프셔서 문병을 오신 거라고 하셨습니다. 마사지가 끝날 무렵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신 아드님 내외분이 도착하시며 또 몇 번의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입에는 맛있는 떡을 물려주시고 손에는 다른 보호자 분이 주신 음료수를 가지고 입원실을 나왔습니다. 처음 명단 작성한 인원의 배가되는 마시지를 하고 오늘의 천사데이도 끝났습니다.
처음처럼 한결같은 병원을 지향하는 우리 굿모닝 병원처럼 오늘도 입사 첫날의 그 열정과 마음가짐을 환자 분들로 인해 다시 한번 다짐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