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 Day 행사 아이디어 제출 하세요“ 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어리둥절했다.
10월 4일, 1004 Day란 간호정신을 되새겨 환자, 보호자에게 조금은 특별한 봉사를 하는 날이라고 한다. 병원에 입사하고 나서 처음으로 1004 Day를 준비하게 된 나는 응급상황이 수시로 발생하는, 서로가 먼저 급하다며 소리쳐 정신없는 응급실에서 과연 환자 진료이외에 어떤 1004 Day 행사가 이루어질까 하는 의문이었지만 모든 팀원들이 모여 여러 가지 제안을 내며 준비가 시작되었다. 무엇을 할지 고민을 하다가 지난해 호응이 좋았던 포토존을 더 업그레이드 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바쁜 응급실에서 과연 사진을 찍는 것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한편으로 겁에 질려 울면서 응급실을 들어오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웃음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설레기도 했고, 아이와 가족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행사 진행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준비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았는데 먼저 포토존으로 사용될 판넬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의사와 간호사의 사진을 실제 사람 크기만큼 크게 늘려서 배경으로 사용하려고 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여건 상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귀여운 배경을 최종적으로 결정하여 판넬을 제작하게 되었다. 배경으로 사용될 사진을 찾아보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던 것 같다. 아무래도 행사에 쓰일만한 적절한 사진을 찾아야 했기 때문에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마침내 심사숙고 끝에 아이들이 딱 좋아 할 것 같은 캐릭터 그림을 정해 인쇄소에서 판넬을 제작하게 되었다.
10월 4일이 되기 하루 전 날, 병원으로 도착한 판넬을 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훌륭했다. 배경에 캐릭터그림이 있어서 그런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 취지에도 안성맞춤이었고 두께도 두껍게 제작되어서 튼튼해보였다. 포토존 준비가 다 갖춰지고 나서 근무마다 아이들에게 사진을 찍어주는 일이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아프거나 다쳐서 온 환아들이 어리둥절하다가도 치료가 다 끝난 후에는 이내 포토존 앞에 서서는 사진을 찍어달라며 해맑은 웃음으로 포즈를 취했다. 또는 부끄러워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니 괜히 뿌듯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은 언제 봐도 기분이 참 좋아지는 것 같다.
1004 Day 준비를 하고 또 행사 진행을 하면서 여러 가지 느낀 점이 많았다. 계획했던 대로 되지 않았을 때에는 당황하기도 했지만 선생님들과 같이 해결해감으로써 협동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또한 1004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백의의 천사라고 불리는 간호사의 길에 발을 내딛은 지 8개월이 된 나에게 이번 행사는 다시 한 번 초심을 느끼게 해주었다. 나에게는 8개월이라는 시간보다 앞으로 걸어가야 할 시간이 더 많다. 앞으로 일하면서 힘들 때도 있겠지만 항상 1004의 의미와 초심을 생각하며 발전하는 Nurse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