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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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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 속의 기적

봄바람이 병원 창가를 스치던 어느 날, 저는 평소와 다름없이 호흡기내과 병동을 분주히 오갔습니다. 그날의 특별함을 예감하지 못한 채로 말이죠.

폐렴으로 2주 넘게 입원해 계신 환자분이 있었습니다. 입원 초기에는 환자분의 상태가 심각했지만, 처음 며칠 동안은 회복의 기미가 보일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분의 상태는 오히려 악화되었습니다. 저희 의료진도, 환자 본인도 지쳐가고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 환자분은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고마워요"라고 인사하셨습니다. 그 미소가 너무도 약해져 갈수록 제 마음은 무거워졌습니다.

일주일 정도 지났을까요, 환자분의 눈빛이 달랐습니다. 흐릿하던 눈동자에 생기가 돌아온 것 같았어요. 그것은 마치 그동안의 고통과 싸움에서 자신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 듯한 눈빛이었습니다.

"간호사님, 오늘은 제가 직접 앉아보고 싶어요."

환자분의 말씀에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 몇 주간 거의 움직이지 못하셨던 분이 갑자기 앉겠다고 하시니까요. 순간적으로 망설였지만, 환자분의 결심이 담긴 목소리에 저는 마음을 다잡고, 천천히 환자분을 침대 가장자리로 옮겼습니다. 환자분의 손을 잡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일으켜 세웠죠.

그 순간, 환자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환자분께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앉아있으니 살 것 같아요. 정말 살 것 같아..."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마음에 뜨거운 무언가가 차올랐습니다. 의료진으로서 환자의 회복을 돕는 것이 저의 사명이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삶의 의지를 되찾는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거든요.

그 후로 환자분의 상태는 기적처럼 호전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환자분의 방을 들어설 때마다, 그녀의 얼굴에 조금씩 더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짧은 몇 분 동안만 앉아 계셨지만, 며칠 후에는 직접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머리를 빗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환자분은 저를 불러 복도 산책을 시도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으로 환자분의 손을 잡고 복도에 나서던 날, 작은 한 걸음 한 걸음을 뗄 때마다 힘들어하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환자분의 걸음걸이는 마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듯한, 그런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그날 저녁, 병동의 다른 간호사들과 함께 환자분의 산책을 지켜보며, 저희 모두는 말없이 서로의 눈을 마주쳤습니다. 모두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으니까요. 그것은 바로 '희망'이라는 이름의 감정이었습니다.

퇴원하시는 날, 제 손을 꼭 잡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간호사님, 덕분에 제가 다시 숨 쉴 수 있게 되었어요."

그 순간, 저는 또다시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 그리고 그 생명이 다시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일. 이것이 바로 제가 간호사로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이자 행복입니다.

매일 밤 퇴근길에 오르며 저는 생각합니다. 오늘 하루 내가 만난 환자들의 숨결 속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었는지, 그리고 내일은 어떤 기적을 만나게 될지. 호흡기내과 간호사로서의 제 하루하루는 이렇게 숨결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곽지현2024-12-05
작은 기적이 환자를 위한 마음을 통해 보여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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