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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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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랖 간호사

 

꿈이 있다. 늘 즐겁게 일하고 싶은 간호사의 꿈이다. 환자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힘을 얻기도 하지만, 때때로 비난과 투정으로 마음이 상하는 순간도 많다. 그럴 때는 감정 소모가 커서, 진심을 다해 다정히 대하기가 더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1. 한 새벽의 만남

 

토요일 새벽, 헬스케어 혁신파크 건물 맞은편에서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던 중, 중앙선 근처에 검은 롱패딩을 입은 아이가 슬리퍼를 신은 채 서성이고 있었다. 위험해 보이는 상황에 다급하게 경찰 불러주세요!” 하고 외치며, 신호가 바뀌자마자 그 아이에게 달려갔다.

아가, 몇 살이니?”

스무 살이요……

술 냄새가 진하게 풍겼다. 아이는 그냥 놔두세요. 엄마는 내가 죽어도 상관없어요라고 외치며 울었다. 나는 아이를 붙잡고 횡단보도 쪽으로 데려왔다. 그 아이는 조리과 대학생이었고, 손은 요리로 인해 거칠고 늙어 있었다. F학점에, 무관심한 엄마, 외로운 마음이 겹쳐 죽고 싶다고 했다.

그런 일로 죽을 생각하지 마. 병원에는 살고 싶어서 투석 받는 사람도 많아.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야. 약 먹고 나아지면 다시 웃을 수 있어.”

그렇게 서로의 거친 손으로 약속을 걸고, 경찰에게 아이를 인계했다. 마음은 복잡했지만, 어디선가 올라오는 따뜻한 뿌듯함이 느껴졌다.

 

2. 또 다른 오지랖

 

어느 흐린 토요일 퇴근길, 마트 앞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중학생쯤 보이는 아이들이 중앙선까지 뛰어 나무를 터치하고 오는 위험한 놀이를 하고 있었다. 무시하려다, ICU에서 교통사고 환자를 떠올리며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가방 속 직원증을 꺼내어 다가갔다.

나는 병원 간호사란다. 그렇게 놀면 큰 사고로 평생 걷지 못할 수도 있어.”

아이들은 , 내가 하지 말자고 했잖아!”라며 장난처럼 반응했지만, 말은 마음에 남았을 것이다.

그 순간이 내 안에 잠자던 사명감과 열정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3. 생명의 끝자락에서

 

중환자면서 의식이 없고 혈액 투석을 할 때마다 혈압 등 활력 징후가 안 좋아지는 환자를 볼 때면, 투석 치료로 연명하는 삶이 과연 가치가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과 간호 의무의 당위성이라는 입장 사이에서 많이 혼란스럽다.

 

보호자들이 환자가 투석 치료를 힘들어하는 것을 알고 있을까?’, ‘ 두 손이 묶인 채 치료를 받고 살고 있는 것이 과연 환자에게 좋은 것일까?’, ‘나는 저런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의 수많은 질문들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

 

두 번의 심장 이식이라는 큰 수술을 받고 혈액 투석을 하신 50대 여성 중환자 분이 계셨다. 투석 시마다 잦은 혈압의 변화로 약물 치료에 세심히 신경 써야 했고 인공호흡기와 많은 수액과 라인, 기계를 가지고 계셔서 병동에서 투석실로 이동할 때에 매우 신경을 많이 써야만 했던 환자분이었다. 그분은 거의 1년 동안 투석을 받다가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아직 젊으신 분이 세 아이들을 두고 힘든 치료를 오랫동안 받다가 결국 하늘나라로 가신 것이다. 내가 환자를 더 힘들게 한 건 아니었는지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이 났다.

 

돌아가시고 얼마 후 그 환자의 자녀들이 투석실로 다시 찾아왔다. 투석을 할 때 마다 번갈아 가며 함께 오셨던 세 자녀 분들이었다. 그들이 우리에게 그동안 고생하셨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고생이 아니었고 그냥 일이었는데…….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 사건을 통해 의미 없는 간호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생명은 소중한 절대 가치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환자의 마지막 치료에 함께 동참했던 영광이며 배웅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마음이 힘든 보호자 분들께 공감과 위로를 드렸던 간호사로 있었다는 생각에 자긍심을 가지게 되었다.

 

4. 다짐

 

간호사라는 일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환자를 돌보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답이다. 나도 불의의 사고로 다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일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늙고 병들 때가 있을 텐데, 지금은 건강한 두 손이 있어 누군가의 손을 잡아 줄 수 있고, 건강한 눈과 다리로 일할 수 있다. , 건강한 입으로 말하며 먹을 수 있음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감사하며 일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모든 일에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신이 주신 축복과 사명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병원의 간호사로 산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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