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첫 입사를 시작하며 어느덧 나는 15년 차 간호사가 되었다. 졸업과 동시에 3월부터 외과병동에서 첫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고 1달 남짓 되지 않는 신규 간호사 교육 과정을 통해서 교육을 받았지만 짧은 시간에 익숙하지 않은 간호업무를 해내는 것과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혼자 적응해 나간다는 것이 힘이 들고 어려움이 많았다. 힘이 들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지만 칭찬과 꾸지람을 받으며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내가 근무하는 병동에는 신규 간호사가 들어오지 않아 의도하지 않게 2년이라는 막내 생활을 하게 되었다. 길고 긴 막내 생활을 하며 힘든 시절을 겪었기 때문에 후배가 들어오면 ‘힘이 되어 주는 선배가 되자!’ 라는 다짐을 하였다. 내가 3년 차가 되는 해에 후배 간호사가 들어왔고 병동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지만 나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았고 내 환자 돌보기에도 역부족인 간호사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했던 다짐만큼 신규 간호사에게 힘이 되어 주는 선배가 되어 주지는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2020년 우리 병원에서는 신규 간호사 코칭을 위한 교육전담간호 프로그램인 NRP (Nurse Residency Program)를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고 첫 시작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나에게 주어지게 되었다. 11년 차 간호사였던 나는 신규 간호사 교육을 해보지 않았었기 때문에 내가 교육을 잘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앞서기도 하였다. 교육이 어렵긴 하지만 내가 이루지 못했던 ‘힘이 되어 주는 선배가 되자!‘ 라는 다짐을 이제 이룰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2020년 교육을 처음 시작하였을 때는 어떻게 신규 간호사를 교육해야 할지 걱정이 많았다. 전문적인 간호지식도 잘 숙지하도록 교육하였지만 함께 일하며 잘못한 점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었고 힘들어하는 부분은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해 주며 병동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1년이 지나 내가 가르쳤던 간호사가 잘 가르쳐 주셔서 감사하고 선생님이 있어서 힘이 되었다는 손편지를 나에게 건네 주었을 때 ’힘이 되어주는 선배가 되자’라는 다짐을 드디어 이루어 낸 것 같아 기쁜 마음이 들었다. 교육받았던 간호사들이 병동에서 잘 적응하고 선배 간호사로서 후배 간호사들도 사랑으로 가르치는 모습을 볼 때면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앞으로도 그 마음 변치 말고 후배 간호사에게 힘이 되어 주는 좋은 선배 간호사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