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 간호사님이 나의 발을 씻어주시다니!!!”
얼마 전 대장암 진단으로 수술을 받으신 50대 중반의 남자환자분이 가슴에 리본을 달고 자신의 발을 씻겨주는 우리들을 보고 감격해하며 말을 잇지 못한다. 한쪽에서는 간호사들이 귀여운 동물들의 옷을 입고 허그를 하며 밝은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오늘 10월 4일은 ‘당신의 혈당은 정상인가요?’ 라는 주제로 간호사들이 병원에 입원한 환자 분들과 방문하시는 분들께 봉사하며 뜻 깊은 하루를 보내는 ‘1004Day’날입니다!”
해를 거듭하면서 매년 맞이하는 1004Day는 나의 마음속에 포근하게 다가오면서 점점 소중하게 느껴진다. 강산이 세 번 변할 만큼 병원에서 환자와 함께한 시간들은 나의 재산이 된지 이미 오래다. 그동안 신입시절부터 시작한 임상 간호사의 생활은 얼마나 많은 각고의 노력과 역경이, 또한 기쁨과 행복이 있었던가!
어느새 눈 깜짝할 사이에 지천명의 나이를 훌쩍 넘긴 나에게 간호사라는 직업이 보이지 않는 마력으로 투철한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즐겁게 일을 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같이 근무하는 우리 병동 간호사들이 수간호사인 나의 뜻을 잘 따르며 환자에게 열정과 정성으로 최선을 다하며 간호하는 모습을 볼 때는 정말 나의 동료인 그들이야말로 바로 진정한 천사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때는 ‘우리 간호사들은 선천적으로 케어라는 유전인자를 갖고 태어났나? 아니면 내가 특별한 인복이 있는 거야!’라며 스스로 그들에게 뜨거운 연민과 함께 내 자신에게 확언한다.
내가 이렇듯 나도 모르게 그들을 감싸 안는 마음이 우러나오는 것은 왜일까? 아마 그것은 간호사의 삶 30년과 함께 살아온 나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꿂틀거리고 있는 사랑이고 싶다. 그리고 삶의 귀중한 순간들의 퇴적층이 쌓여 터득한 섬김의 마음은 나를 더욱 더 성숙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타인을 위해 노력할 때 비로소 나는 기쁨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알았으며, 정말로 행복을 소유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봉사하는 방법을 발견한 사람이라는 것도 더불어 깨달았다. 그러기에 ‘봉사와 희생은 삶의 특권을 누리는데 대한 비용이 아닐까?’
좀 더 겸손한 마음으로 우리병원을 찾는 분들을 존중하며 친절하게 맞이해야겠다. 간호부장님께서 말씀하신 ‘웃음이 넘치는 건강한 삶은 간호사와 함께하는 1004Day!’를 떠올리며 어느새 나의 발걸음은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향하고 있다.
“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고 깨우침을 준 오늘 2013년 1004Day야! 지금까지 살아온 30년 간호사의 삶은 참 행복이었단다. 정말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