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다른 날처럼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날이지만 백의의 천사라고 불리는 간호사인 우리에게는 의미 있는 천사데이~ ‘천사데이’는 경상도 사투리로는 ‘천사다’ 라는 말이다.
어쩜 천사의 날에 천사로 맞아 떨어지는지 재미있는 말의 의미를 느낀다. 신규간호사로서 발령 받은 달에 천사데이는 나에겐 더욱 뜻 깊은 날이었다. 아름다운 계절이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아름다운 나눔을 준비하는 날, 병동을 예쁘게 꾸미고 환자들에게 가슴 따뜻한 위로가 되는 작은 선물을 포장하고 준비하는데 작은 손길을 보태는 나는, 늘 바쁜 신규간호사다. 천사데이 날 혈당과 혈압을 재는 내 손길이 어제의 손길과는 사뭇 다름이 느껴지고 환자와 보호자를 대하는데 아직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대견하고 뿌듯한 기분 좋은 느낌이다. 평소 아픈 분들에 대한 내 마음을 표현하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다. 내가 당연히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주시는 환자와 보호자분들을 마주할 때면 간호사가 된 것이 얼마나 뿌듯하고 기분 좋은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오후에는 병원 대강당에서 각 부서별로 틈틈이 준비한 장기자랑으로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우리병동에서는 의과대학 졸업 후 멀리 캄보디아에서 의료선교 봉사활동을 하던 중 뇌종양이 발견되어 치료받고 계시는 분으로 본교 출신 의사선생님이 힘든 질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셨다. ‘천사데이’이름으로 그 가족들에게 함께하는 따뜻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 우리들의 요청을 처음엔 거절하셨지만, 다행히도 우리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면서 함께 하겠노라 약속해 주셨다. 그동안 시간을 쪼개어 가족들과 연습하면서 예쁜 두 따님의 연주에 맞추어 부인과 함께 노래 부르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리들도 마음이 절로 따뜻해집을 느꼈다. 예쁜 두 따님의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주에 아빠와 엄마의 노래를 실어 함께하는 가족의 끈끈한 가족 사랑을 보았다. 의사선생님이 대학시절 Joyful Voice 싱어로 활약했던 그 때의 솜씨와는 너무 동떨어진 노래 솜씨였지만 함께하는 그들을 보는 내 마음에 잔잔한 애잔함이 밀려왔다. 우리가 위로를 드리려고 시작함이 오히려 우리가 더 큰 위로를 받은 날이었다.
신규간호사인 나는 아직 부족함이 많다. 늘 정신없이 바쁘다. 하지만 간호사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보람을 가진 하루였다. 환자와 보호자분들에게 어떻게 다가서야할까, 어렵게 생각하던 내게 이번 경험으로 환자, 보호자 분들이 보다 더 가깝게 느껴졌고, 환자분들 가장 가까이서 24시간 있는 간호사이지만, 내가 간호사로서 할 일만 생각하며 감정없이 일만 생각하며 환자분들을 대하기만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병원생활에 걸음마를 시작한 신규간호사로 앞으로 내가 어떤 간호사가 될 것인지, 어떻게 환자분들을 대할 것인지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은 어설픈 신규간호사이지만 앞으로 당당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멋진 간호사로 성장한 내 모습을 꿈꾸며 나이팅게일 선서를 해던 그 초심의 마음을 다시 한번 추슬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