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4일은 천사데이라고 한다. 천사데이란 10월 4일을 숫자로 쓰면 1004(천사)가 된다는 데서 나온 말로,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착한 일을 하자는 취지에서 정한 날이라고 합니다. 올해 천사데이를 맞이하여 우리 6병동에서는 환자분들에게 마스크 팩과 네일아트를 제공해주었습니다. 환자들의 지루하고 무료한 병원 생활에 웃음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나 또한 설렜습니다.
환자들에게 가기 전 선생님들과 거울 보며 머리도 단정히 묶고, 복장도 단정히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 거절 하시는 환자분들도 많았는데, 환자분들을 생각하는 우리 간호사의 마음을 예쁘게 봐주시고 하나둘 해달라는 환자분들이 많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먼저 물티슈로 깨끗이 얼굴을 닦아드리고 마스크 팩을 정성스럽게 붙여드리고 네일아트도 해드렸습니다. 마스크 팩을 하고나서 너무 예뻐지시면 안 된다는 수간호사 선생님의 농담 때문에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고 좋아졌습니다.
특히 나이 많으신 여자 환자분들은 네일아트한 손톱을 보시고는 즐거워하기도 했습니다. 병원에서는 병원이 전부인 환자들에게 비록 천사 데이라는 명목이지만 작은 웃음을 줄 수 있어 간호사로서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전체 병실을 한 바퀴 돌고 왔는데 보호자인 한 할아버지께서 부르시더니, 보아하니 환자들은 다 해주는 것 같은데 우리 할머니도 해달라며 약간은 쑥스러우신 말투로 말씀하셨다. 평소에는 할머니께 술주정도 하시고 때때로 화도 내셨던 할아버지인데 할머니를 생각하시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었다. 내가 할머니 얼굴을 닦아드리고 마스크 팩을 붙이는 모습을 보시던 할아버지께서 할머니께 “아이고 니가 이런 것도 해보네.” 이런 말씀을 하시면서 나에게 “이런 마사지 팩은 어디에 팔아요? 화장품 파는데 가면 팔아요?” 라고 하셨다. 저는 마음이 짠해져 화장품 가게 가면 판다고 사가지고 오시면 저희가 틈나는 데로 할머니한테 해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평소에는 일이 너무 바빠 병실에 들어가면 딱 내가 해야 하는 처치만 하고 곧장 나와 버리기 일쑤였는데, 작은 것에도 환한 웃음을 지어 주시고 고마워하시는 환자분들을 보니 새삼 죄송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였다. 천사데이를 계기로 또 한 번 환자분들의 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뜻 깊은 날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빼빼로 데이나 발렌타인데이등처럼 사랑을 속삭이는 날도 좋지만, 주변을 둘러보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자는 천사데이야 말로 가장 아름다운 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