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성모병원의 신규간호사로 6개월의 기간을 지나며, 처음에는 누가 환자이고 누가 간호사인지 모를 시간을 보내며 적응하면서 정신없이 일을 하나보니 어느덧 10월 4일 1004 day를 맞이했다. 처음에는 어떤 걸 준비해야하나 동기들끼리 고민하고 걱정했지만 막상 환자들에게 주사와 약이 아닌 다른 것들을 드릴 수 있는 날이라고 생각하니까 기대되고 준비하는 동안도 재미있었다.
일일카페를 준비한 우리들은 스튜어디스가 된 기분으로 다소곳하게 정성스럽게 준비한 비장의 카트를 이끌고 따뜻한 차와 커피, 시원한 음료수를 준비하고 간단한 다과도 준비해서 병실을 돌며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 나누어드렸다. 처음에는 환자와 보호자분들이 어리둥절해 하셨지만, 천사데이가 무슨 날인지 설명하자 다들 웃으시면서 그런 날이 있었냐며 챙겨줘서 고맙다고 연신 말씀하셨다. 정신없이 행사를 시작했지만, 환자와 보호자분들의 웃는 얼굴을 보는 순간, 지나간 힘들었던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내가 누군가에게 마음을 나누고, 서로 웃으며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직업이 얼마나 있을 까 생각해보니 간호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수술 전후라 금식하시는 환자분들도 많아서 그분들 속상하실까봐 나중에 드실 수 있도록 무료음료쿠폰도 나누어드렸는데, 당장 드시진 못해도 기뻐하시면서 진짜로 줄 것이냐며, 얼른 먹게 운동 열심히 해야겠다고 하시며 서로 파이팅을 외친 일이었다.
긴 시간동안 준비한 것도 아니었고, 많이 부족하고 서툰 행사였지만 왜 1004 day가 천사데이라고 불리는 지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세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앞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들을 하루하루 감사해하며 진심으로 마음을 나눈다면 나도 좋은 간호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좋은 간호사란 어떤 드라마의 대사를 인용해서 말한다면, 좋은 간호사가 되려고 고민하는 모든 간호사가 좋은 간호사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천사데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바로 좋은 간호사가 되는 것은 어떤 것일까 하는 고민이 좋은 병원을 만드는 시작이 된다는 것이다.
언제나 우리의 12병동이 활기차게,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도록 나부터 고민하고 노력해야겠고, 무언가를 드리려 행사를 했지만 오히려 내가 받은 마음과 느낀 생각들이 많아서 더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