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추리 이야기>
이 OO
울타리에서 피는 원추리
너는 사람보다 생명이 강인하구나.
우리 인간은 겨울에 울타리에서 하루밤 지세도 다 죽는데
너는 봄에 파란싹이나서 여러송이 꽃을 피우니 강하구나
지금은 너의 형제 다 저버리고
나 홀로 핀 것을 보니 외로운데 내 마음도 외롭구나
그대로 한송이 너는 며칠 째 나에게 미소를 주는구나.
오늘의 위로,
안개 낀 특유의 눅눅함 때문인지 몸이 무거웠다.
골이형성증후군(MDS) 진단 하에 백혈구 수치 저하로 역격리 중이신
할머니(그녀)가 계신다
그녀의 손마디에 패인 주름이 알려주듯, 진단 전까지 밭에서 김 매시던
꽉 채우는 하루로...
성경과 찬양을 읽고 부를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격리실의 하루하루가 그녀의 삶을 우아하게 변화시켰다.
ㄱ,ㄴ,ㄷ,..가,갸,거,겨,..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고, 시화를 그리고,
향연 76세,
그녀의 일상이 시화다,
깨우친 한 글자 한 글자로, 한 구절 한 구절 써 내려가는 말씀과 찬양으로
부요케하는 그녀의 하루,
헛되이 보내는 것 없이 감사함으로 고백하는 그녀의 하루,
나는 그녀의 시, 마음을 깊이 되새기며..
마치, 원추리가 그녀인 듯,
백혈구와의 싸움에도 불구하고,
말씀과 찬양으로 감사라는 꽃을 피우고,
늘 나에게 미소를 건네는 그녀,
자신 안에서 천국을 살아내는 그녀의 시는 날마다 깊어진다.
시가 깊어지는 만큼 그녀의 삶도 깊어진다.
그녀의 마음의 결을 훔쳐본다. 눅눅함이 뭉클함으로 번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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