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끝났나요?”
회복실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환자의 얼굴을 한 번 더 살펴본다.
“네, 검사 잘 마쳤습니다. 조금 더 쉬세요.”
환자는 안심한 듯 다시 눈을 감는다. 환자에게는 잠깐 눈을 감았다 뜬 시간이지만, 나에게는 긴장하며 그 숨을 지켜본 시간이다.
진정내시경을 받는 환자는 자신의 의식과 호흡을 의료진에게 온전히 맡긴다. 진정이 깊어지면 혀와 인두 주변 근육의 긴장도가 낮아져 기도가 좁아지고, 호흡이 얕아지거나 산소포화도가 떨어질 수 있다. 마취전문간호사로서 나의 환자 안전 간호는 진정제를 투여하기 전부터 시작된다.
나는 환자의 나이와 체질량지수, 기저질환과 전신상태를 확인하고 수면무호흡증이나 과거 진정·마취 중 호흡 이상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는 목이 굵고 짧은지, 입이 충분히 벌어지는지, 호흡 양상은 어떠한지도 살핀다. 고위험 환자로 판단되면 내시경 의료진과 위험요인을 공유하고, 필요시 사용할 비강기도유지기와 내시경용 후두마스크를 미리 준비한다. 응급상황이 발생한 뒤 장비를 찾는 몇 초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준비하는 몇 분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검사가 시작되면 산소포화도 수치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산소포화도는 산소화 상태를 보여 주지만 상기도 폐쇄나 환기 저하가 시작되는 순간을 즉시 반영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골이와 같은 상기도 폐쇄음이 들리는지, 하악이 이완되는지, 역설적 흉복부 움직임이 나타나는지를 관찰한다. 호흡수와 깊이, 흉곽 상승의 규칙성, 피부색과 자극에 대한 반응도 함께 살피며 기도 개방성과 자발호흡이 적절히 유지되는지를 판단한다.
어느 날, 비만하고 평소 심한 코골이가 있는 환자를 만났다. 진정이 시작되자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턱의 힘이 풀렸다. 산소포화도는 아직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가슴의 움직임은 약해지고 있었다. 숫자가 위험을 알리기 전에 환자의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나는 즉시 머리와 목의 자세를 조정하고 하악을 거상하여 기도를 열었다. 그러나 기도 폐쇄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어 의료진과 협력하여 비강기도유지기를 적용했다. 기도가 다시 확보되자 거친 숨소리가 부드러워졌고, 가슴은 일정하게 오르내렸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일은 숫자가 떨어진 뒤에야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작은 변화를 먼저 발견하고 위험을 예상하여 필요한 장비와 의료진의 손길이 제때 이어지도록 하는 일이다. 내시경 의사와 간호사들이 환자의 변화를 공유하며 움직일 때 비로소 한 사람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검사가 끝난 뒤 환자는 회복실에서 편안하게 눈을 떴다.
“벌써 끝났나요?”
그 질문을 듣는 순간 나는 마음을 놓는다. 환자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간호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위험을 먼저 발견하고 막아낸 결과가 평범한 회복과 귀가로 남은 것이다.
오늘도 한 환자가 눈을 뜨며 묻는다.
“벌써 끝났나요?”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대답한다.
“네, 잘 끝났습니다.”
그 평범하고도 소중한 끝을 지키기 위해 나는 내일도 보이지 않는 위험을 먼저 살피고, 조용히 한 사람의 숨을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