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이동

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형식이나 분량에 제한없이 자유롭게 작성하셔서 언제든 보내주세요.
보내주신 내용 중 채택된 글은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되며,
추후 채택된 글들을 모아 책자로 발간하고 소정의 원고료를 보내드립니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 1.'간호사, 플러스 스토리'의 취지와 맞지 않는 글은 게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2. 한 번 응모한 글에 대해 수정은 불가하며, 원고료 지급은 연 1회로 제한됩니다.
  • 3. 응모한 원고는 반환되지 않으며, 채택 여부를 문자 메시지로 알려드립니다.
  • 4. 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한 후 온라인으로 응모하시기 바랍니다.
        (글자포인트 11, 줄 간격 160%, 분량 1~2 page이내)
신청서 다운받기 응모하기

환자가 된 스승님, 내가 배운 간호

간호사가 되고 나서 가장 놀랐던 순간 중 하나는 삶의 인연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다시 이어진다는 사실이었다.

 

몇 년 전, 병동에서 한 환자의 이름을 보았을 때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그 이름은, 대학교 시절 나의 지도 교수님이었다.

 

교수님은 단순히 나를 가르치던 분이 아니었다.

학창 시절 나를 믿어주시고 장학금까지 챙겨주시던 분이었으며,

군 복무 중이던 나에게는 책과 손 편지, 그리고 과자 박스를 손수 보내주시며

멀리서도 늘 응원해 주셨던 분이었다.

 

내무반에서 여러 선임들 사이에 앉아 정성스럽게 포장된 과자 박스와 편지를 받아 들고

한참을 바라보던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그런 교수님이 이제는 환자의 이름으로 내가 근무하는 병원에 계셨다.

 

교수님은 항암 치료를 시작하셨고, 한 번의 치료를 이겨내신 뒤에도

재발로 인해 다시 치료를 이어가고 계셨다.

재발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 마음 한편이 조용히 무너지는 것 같았다.

 

나는 담당 간호사는 아니었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처치 간호사로 병동을 오가며

교수님을 여러 번 마주하게 되었다.

 

처음 인사를 드리던 날,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교수님안녕하세요. 도훈이에요.”

그 한마디를 꺼내는 순간,

나는 다시 학생이 된 것 같았다.

 

교수님은 나를 알아보시고

온화한 미소를 지으셨다.

조금은 지쳐 보이셨지만

여전히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그 이후로 교수님께서 항암을 하시는 날이면 나는 병동을 지날 때마다

잠시 들러 안부를 여쭙고, 짧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오늘은 조금 괜찮으세요?” 짧은 질문과 눈 맞춤,

그리고 잠시 머무는 시간.

그 시간이 나에게도, 교수님께도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오히려 우리는 그 시간 속에서 학생 시절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동안 간호사로서 나는 늘 처치와 기술에 집중해 왔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수행하는 것, 그것이 좋은 간호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교수님을 다시 만나며 나는 한 가지를 더 배우게 되었다.

 

간호는 단순히 처치를 수행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곁에 머무는 일이라는 것을.

누군가에게는 짧은 방문 한 번이 하루를 버틸 힘이 되기도 하고,

익숙한 얼굴 하나가 불안한 시간을 조금 덜어주기도 한다는 것을.

 

학생이었던 나는 교수님께 많은 것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 간호사가 된 나는 그분의 곁에서 아주 작은 방식으로

그 마음을 다시 돌려드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교수님께서 다시 치료의 시간을 지나고 계신 지금,

나는 더 이상 많은 위로의 말들을 건네지 않는다.

다만 같은 공간에 머무르며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고

조용히 마음으로 응원할 뿐이다.

 

부디 이 시간이 교수님께 또 한 번의 회복으로 이어지기를.

그리고 그 길 위에서, 교수님께서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시기를 조용히 바란다.

 

병동을 오가며 교수님을 뵐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누군가에게 어떤 간호사가 되고 있을까.”

그 질문은 오늘도 나를 다시 간호사로 서게 만든다.

 

오늘도 나는 병원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그 안에서 누군가의 하루에

나의 존재와 간호로 인해 조금 더 따뜻한 시간이 더해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누군가의 곁과 마음에 머무는 간호사가 되기를 다짐한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