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간호사들의 모습을 보면 제가 신규였을 때가 문득 생각납니다.
잘 모르고 어리숙하던 그때, 어떤 것이든 열심히 해보려고 했던 나의 모습과 항상 저를 믿어주셨던
선배들의 모습이 필름처럼 지나갑니다.
일할 때도 항상 도와주시고 배려해 주시던 선배들, 밖에서도 항상 맛있는 것을 사주셨습니다.
그때는 선배들이 매번 “당연히 내가 선배니까 사는거야~”라는 말에 사주시는 것이니 감사하고
맛있게 먹자라고 생각만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몇 년차 차이 안나는 선배들은 저랑 월급 차이도
얼마 없었네요.
그렇게 얻어먹었던 신규 때가 지나고 제가 누군가를 가르치는 선배가 되었을 때 선배들에게 배운 모습으로 신규 간호사들을 가르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바라보면 좋은 선배이고자 노력하지만 부족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잘하고 있던 일들이 갑자기 잘 안되는 것 같아 마음이 울적할 때였습니다.
제가 신규 간호사를 가르치고 같이 퇴근하는데 조용히 저에게 “선생님 오늘 시간 있으세요.?”라고 물어봤습니다. 다른 일 없이 집으로 퇴근하는 길이였기에 시간 있다고 했더니 그 신규 간호사는 저에게 “선생님 시간 있으시면 밥 먹어요, 오늘은 제가 사드리고 싶어요.”라는 신규 간호사의 한마디에 좀 울컥했습니다. 아마도 울적했던 제 마음을 읽었던 것 같았습니다.
밥을 같이 먹으면서 제 신규 간호사 때의 모습이 겹쳐졌습니다. 일할 때도 밖에서도 배려 받던 신규 간호사 때의 모습이요. 그런데 제가 가르치던 그 신규간호사는 선배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선후배를 떠나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알아주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선배 간호사들도 후배 간호사들에게도 힘을 얻을 때가 있습니다.
선배 간호사라고 매번 힘을 내는 것은 아니니까요.
힘을 내게 해줬던 후배 간호사에게 고맙단 말 꼭 하고 싶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