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인간, 행복한 간호” 교육을 마치고...
신경계 중환자실 김민경
늘 바쁜 스케쥴 속에서 환자, 보호자, 의료진들과 부딪히며 정신없이 병원생활을 하며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무엇을 얻기 위해 이렇게 생활하고 있나? 라는 의문이 종종 들었다.
더군다나 해마다 신입간호사들이 대거 투입되고 년차가 올라가면서 나에게 요구하는 것들은 점점 늘어 이제는 과부하가 걸릴 것 같고 하루하루가 외줄타기 하는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날이 많았다.
그러던 때에 행복한 간호, 긍정간호라는 교육을 들으라는 얘기를 전달해 듣고서 사실은 지금도 힘든데 도대체 무슨 교육을 들으라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며 썩 반갑지만은 않았다.
나와 같은 년차부터 선배들 까지 얼굴은 알지만 친분이 없는 사람들과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고 하루하루 감사한 일을 찾다보니 벌써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처음엔 감사한 일이 없는데 오늘은 무슨 일을 써야하나 라는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습관이 무서운 거라고 매일 하다 보니 사소한 것에도 감사함을 느끼고 생각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많은 생소한 숙제를 했었는데 그중에서 20년 후에 나에게 일기를 쓰는 것이 가장 인상 깊은 숙제 중에 하나였다. 지금 쓴 일기를 일 년 마다 꺼내보면서 내 미래에 대한 계획에 대해 상기시키고 조금은 수정하다 보면 20년 후에는 계획대로 살고 있을 거라는 수녀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설마 하다가도 고민하고 신중히 일기를 쓸 수밖에 없었다.
늘 막연하면서 구체적이지 못하고 두루뭉술하게만 생각해오던 내 20년 후의 모습에 대해 진중히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었고 또 그 상상한 내 미래가 흐뭇해서 웃으면서 일기를 썼다.
일기를 자주 쓰는 편이지만 늘 힘든 일이 있을 때, 고민이 있을 때 쓰던 일기와는 다른 기분이였다.
예전에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너는 하루 24시간 중에 오로지 너 자신만을 위해 집중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니?”
그 질문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환자들에게 또는 타인에게만 집중하고 관심을 쏟고 있었지 정작 나를 위한,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은 30분 아니 10분조차 없었다.
그 후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자 노력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피곤하다는 핑계로 점점 그 시간이 줄어서 이제는 거의 없었는데 이번 교육을 통해 일주일에 1시간 이지만 나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에게 집중하면서 나에 대해 알아가고, 생각하고, 내 자신을 돌아보는 것 또한 힐링이 아닌가 싶다.
두 달이라는 시간동안 나에게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모든 일을 보려고 하고, 작은 일에도 감사함을 느끼고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 하고, 예전에는 쑥쓰러워 하지 못했던 내 마음 표현도 요즘은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하고 배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접 실천으로 옮기는 것인가 보다.
아마 이 교육을 함께 들은 13명의 간호사가 나처럼 이런 작은 변화가 생겼을 것이고 추후에 더 많은 간호사가 이 교육을 듣는다면 작은 변화이지만 많은 간호사들의 생각이 바뀌고 조금 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2주 동안 고등학교 문학 선생님처럼 이런 저런 에피소드도 얘기해 주시고 열정적으로 강의해 주신 수녀님께 감사드리며 또 매주 맛있는 간식과 편안한 교육을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김명숙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