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 Day라는 이름하에 뜻 깊은 자리에 모이게 된 저는 솔직히 부담감과 꺼려지는 마음을 안고 병동으로 향했습니다. 이미 작년에 발 씻기를 경험했던 선생님들을 보니 안심이 되며 설레는 한편, 누군가의 발을 씻겨준다는 것이 난생 처음이기도 하고 생소하게 느껴졌습니다.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준비물을 챙겨 환자들에게 다가갔더니 모두들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습니다.
“오늘은 1004 Day를 맞아 환자분들의 발을 씻겨드리겠습니다~ 모두 부끄러워 마시고 즐겁게 참여해주세요”라는 UM선생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한 분 한 분 부끄러워하며 어색한 자세로 의자에 앉으셨고 우리는 대야에 따뜻한 물을 받아 먼저 비누로 발가락 사이사이를 깨끗하게 씻고, 로션 마사지는 물론 스크럽을 이용하여 각질 제거도 하고, 원하시는 분들께는 페디큐어까지 해드렸습니다.
발은 모든 일을 도맡아하지만 제일 더럽다고 생각해서인지 걱정하고 부담스러워했던 제가, 감동스러운 얼굴로 연신 고맙다며 손을 잡아주시고 고개를 숙이는 환자 분들이 모습을 보며 내 생각이 틀렸구나 하며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고 저희 부모님 생각이 났습니다. 시작이 두려울 뿐 해드리고 나면 쉬운 일들 중 하나인데 이 작은 효도하나 못해드렸다는 것이 못내 아쉽고 죄송했습니다. 또한 바쁜 업무 핑계 삼아 사적인 얘기나 간단한 눈 마주침, 격려의 작은 스킨쉽 조차 꺼려했던 환자에 대한 무관심에 저는 많이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신들의 하찮은 발을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져주고 씻겨주니 자신의 상처까지도 씻겨나가는 것 같다는 환자분의 말씀에 마음이 찡해져왔습니다. 누군가의 발 아래 몸을 낮춰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막상 하고나니 저 또한 감동이었습니다. 울퉁불퉁 못생기기도 하고 모난 발들을 보며 한분 한분의 인생사들이 모두 소중하게 여겨졌고 제 간호사의 길 또한 뒤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은 이름만 간호사가 아닌 마음속 깊이 진심이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모든 간호는 점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말 명심하고 작고 사소한 일부터 점성 간호를 실천해나가는 정말 좋은 간호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오랜만에 선생님들과 모여서 업무를 떠나 뜻 깊은 일을 하게 되어 너무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1004 Day가 쭉 지속되어 업무에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또한 보람 있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