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앓고 계신 병동중환자실 단골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항상 얘기 하실 때 틀니가 달그락 달그락 거리고 식사도 너무나 잘하시는 할아버지...
저희 중환자실 간호사들은 그 할아버지를 좋아해서 퇴근 전엔 손을 흔들며 인사를 꼭하고 갔고 할아버지 역시 손도 흔들어 주시고 손으로 하트도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산화탄소가 많이 축적 될 땐 정신이 혼미해 지고 ,기관 삽관을 하게 되어 말씀을 못하실때도 있고 잦은 중환자실 입원으로 힘들었을 텐데.. 어느 날 나이트 근무 때.. ‘아 힘들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당시 할아버지 계신 곳에서 소리가 나서 가보니 꿈을 꾸셔서 소리 지르셨고, 할머니가 꿈에 나타나서 보고 싶다고 하신다며.. 병원 오고 싶어도 잘 못 찾아 온다고 하시며 웃는 할아버지를 보았고 너무도 가슴이 찡하였습니다..
잠을 자면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며 숨이 차서 밤새 잠을 못 주무시는 할아버지가 너무도 가엽고 안쓰러웠습니다. 어떤 할머니는 저의 손을 만지며 “이작은 손으로 이렇게 힘든 일을 하니.. 고마워” 하셨고 .. 항상 정신없이 일하는 모습을 보며 “밥은 먹었어?? 맨날 혼자 일하는 거 같애” 하시며 챙겨주시는 할아버지도 계십니다. 오랜 기간 중환자실에서 치료하시다가 돌아가신 환자의 보호자분들은 눈물을 흘리며 영안실 내려가기 전에 저의 손을 잡으며 그동안 너무 수고했다며 고맙다고 하십니다. 오히려 힘을 얻고 위로를 받아야 할 환자들과 보호자로부터 어쩜 우리가 위로 받고 힘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어느 날 혈압이 낮아 투석을 진행 하지 못하고 CRRT(지속적 신대체 요법)를 돌리기 위해 중환자실로 입원한 할머니가 계셨는데 보호자 분께 설명을 드리기 위해 중환자실로 모셔온 할아버지... 작년에 돌아가신 저의 할아버지와 너무도 닮아 설명 후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나의 가족과도 같습니다.. 나의 친할아버지 같고, 친할머니 같으며, 아픈 아기를 보면 동생 같고.. 그래서 가족이라 생각하니 수액라인에 공기가 조금이라도 들어가지 않도록 신경쓰며, 간호 처치 시엔 무균적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힘들어 할 땐 빨리 주치의에게 연결하여 통증을 덜어 주려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우리 아빠가 우리 엄마가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지금 이곳에 치료하러 왔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뭉클하며 빨리 회복되어 퇴원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득 찼고.. ‘이것이 공감간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 일에 치여 환자들에게 소홀할 때도 있고,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몸과 마음이 아픈 환자들과 보호자들 보다야 힘들까..’ 하는 생각을 하며 바쁘고 정신없는 중환자실에서 제 마음을 다스리며 근무를 합니다.
너무나도 마음과 몸이 지치고 아픈 환자, 보호자들이 웃는 모습으로 치료받고 회복되어 병동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날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